관련 설화
삼국시대 백제 선운산 기슭의 선운 마을에는 가끔 해적과 산적들이 나타나 주민들을 괴롭혔는데, 오순도순 서로 도와가며 사는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도적 떼들이 큰 골칫거리였다. 하루는 마을에 한 노인이 찾아와 이 마을이 소금과 종이를 만들기에 좋은 곳이라 생각되니 오늘부터 마을에서 살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마을 사람들은 흔쾌히 허락했다. 그날부터 노인은 마을에 살며 바닷물로 소금을 만들었다. 마을 사람들은 노인의 일손을 돕고, 소금 만드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노인은 마을 사람들에게 친절했고, 어려움이 있으면 해결해 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을 사람들은 노인을 따르게 됐다.
어느 날, 마을 앞바다에 배가 한 척 나타났다. 그 배는 사람의 기척이 있으면 가라앉고, 기척이 없으면 떠오르는 이상한 배였다. 소식을 들은 노인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바닷가로 향했다. 그러자 바다 한가운데 있던 배는 노인을 향해 다가왔다. 배가 다가오자 노인은 배에 탔고, 갑자기 어디선가 동자가 나타나 하는 말이 “저는 인도 공주님의 심부름으로 동쪽 바다에 소금을 만드는 노인에게 두 분의 금불상을 전하러 왔습니다. 이 불상을 성스러운 땅에 모셔야 합니다.”라고 했다. 그 말은 들은 노인은 금불상을 모시고 마을로 왔다. 당시 마을에는 용이 사는 못이 있었는데, 노인은 용을 몰아내고, 연못을 메워나갔다. 그때 아랫마을에 눈병이 돌았는데, 신기하게도 연못에 숯을 부으면 눈병이 씻은 듯 나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숯과 돌을 날라 못을 메웠다. 못이 메어지자 노인은 그 위에 사찰을 짓고, 금불상을 정성스럽게 모셨다. 이때 지은 사찰이 바로 ‘선운사’였다고 한다.